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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환 (로고스 논술구술학원) |
공부가 재미있으려면 현실적 맥락을 알아야 한다. 현실나고 이론났지, 이론나고 현실난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불문곡직, 교과서의 이론부터 들이미니 학생들이 공부에 흥미를 잃게되기 십상이다.
그런 맥락에서 논술은 아주 재미있는 과목(?)이다. 현행 교과논술 체제는 논술이 교과서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도록 하고 있다. 그러니 학생들은 어딘가에서 보았던 얘기를, 논술문제의 형식을 통해 다시 만난다.
그런데 대부분의 논술문제는 이론과 현실을 연결짓는다. 예컨대 『사회문화』에서 다루는 ‘개인과 사회의 관계’가 메르스의 자가격리와 맞물리는 식이다. 그 과정에서 학생들은 교과서에서 배운 추상적 논의가 어떤 의미였는지를, 비로소 ‘제대로’ 이해하게 된다.
학생들은 논술을 어려워하지만, 이처럼 현실과의 맥락을 고려하면서 공부하면 그 어떤 과목보다도 재미있는 것이 논술이다. 흥미를 갖고 논술을 대하면 ‘입시의 도구’를 넘어서는 세계가 열린다. 논술은 사실상 거의 모든 주제를 다루므로, 학생들이 논술을 꾸준히 하면 세상을 바라보는 나름의 안목이 갖춰지는 것이다.
그러니 학생들은 매 순간 논술의 주제를 다룰 때마다, 그것이 현실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어떻게든 연결짓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야 논술이 재미있고 오래가며 의미 있다.
예를 들어보자. 2015학년도 서강대 논술문제(인문사회계열)는 ‘심신 이원론-심신 일원론’, 그리고 ‘저출산 문제의 해결방향’을 다뤘다. 학생들은 몸과 마음이 하나인지 둘인지가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알쏭달쏭하기만 하다. 그러니 답안을 채우기가 그저 고통스럽고 막막하다.
하지만 생각해 보자. 몸과 마음이 둘이라면 몸은 마음, 즉 ‘자아’의 통제를 받는다. 그런데 몸과 마음이 하나라면, 즉 정신이나 자아라는 것도 결국은 대뇌의 전기적 작용에 불과한 것이라면 우리가 스스로 여기고 있는 ‘자아’란 어쩌면 허구일지도 모른다.
예컨대 ‘내가 먹고싶어 떡볶이를 찾는다’고 할 때, 그 ‘내’가 사실은 ‘뇌’라는 신경섬유 다발의 결정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보라. ‘나의 결정’이란, 사실 뇌의 결정을 사후적으로 통보받는 것에 불과하다. 현대 뇌과학은 그러한 정신과 육체의 관계를 첨단 과학기술을 통해 밝혀내고 있다. ‘나’가 허구라니, 이 어찌 흥미롭지 않은가?
‘저출산 고령화’도 마찬가지다. 저출산은 단지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듣기 어려워진다’는 식의, 다분히 낭만적인 표현으로 포장될 문제가 아니다.
인구가 줄어들고 고령화가 진행되면 노동력의 질이 떨어져 경제가 위축된다. 공장을 돌릴 사람이 없어 외국인 노동자를 받아들이다 보니 다문화사회화에 따른 문화 간 마찰과 갈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젊은 사람은 적고 늙은 사람은 많아 노년층 부양을 둘러싼 세대 간 충돌의 문제가 발생한다.
저출산은 이 모든 문제의 근간이다. 바로 지금, 논술을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이 머지않은 미래에 당면해야 할 세상의 현실들이다.
그러니 기왕 논술을 하겠다면, 항상 현실적 맥락에서 논술의 주제들을 다뤄보길 권한다. 논술 문제는 현직 대학교수들의 관심이 담긴, 가장 영양가높은 지적 자양분이다. 즉 논술은 입시를 넘어 인생에 값진 경험이다.
논술강사 김정환
現 로고스 논술구술학원 명문대 팀장
-경력
前 아발론학원 전국모의고사 출제 및 해설위원
前 대치 청운학원 논술 전문강사
前 기룬학원 논술 전임강사
※성남FM방송 "논술특강"출연
-학력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동 대학원 졸업(국제정치학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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