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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환 (로고스 논술구술학원) |
개인적으로 논술을 가르친다는 건 ‘글쓰는 법’이 아니라 ‘생각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라 믿는다.
논술을 배우면서 어느정도 답안을 작성할 줄 알게 되었다면 그때부터 정말 필요한 건 ‘스킬’보다는 일종의 ‘마인드’다.
마인드 있는 답안, 즉 고민이 있는 답안이 물론 점수에도 유리하지만, 필자가 마인드를 강조하는 건 논술을 통해 학생들이 좀 더 성숙한 시각으로 세상을 보길 원하기 때문이다.
그 중 하나는 ‘세상일에는 반드시 다른 면이 있음’을 인식하는 것이다. 세상만사는 이런 면이 있으면 저런 면도 있다. 음이 있으면 양이 있고 그 반대도 성립한다.
하지만 이처럼 복잡한 세상을 두고 사람들은 저마다의 관점에서 장님 코끼리 만지듯 한다. 그러니 자기가 본 측면만으로 고집을 부리는 사람은 둘 중의 하나다. 어린아이이거나, 정신적으로 어린아이이거나.
이러한 사고의 유치함을 벗어나려면 의도적으로라도 사안의 다른 면을 살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예컨대 ‘역지사지’는 내 시각으로 보지 못하는 면을 다른 사람의 입장을 통해 이해하려는 의도적인 노력이다. 사실 역지사지로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는 건 ‘덤’일 뿐, 더 중요한 건 이를 통해 자신의 판단이 더 타당해진다는 점이다.
무대의 화려함만 보는 사람과 그 이면까지 보려는 사람 중 누가 더 ‘무대’를 더 잘 안다고 할 수 있겠는가.
2013년 연세대에서는 재미있는 문제가 출제되었다. 인위적으로 나뭇가지를 휘게 하거나 변형시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을 비판하는 제시문이 있었는데, 문제에서는 아래쪽과 같은 사진 두 장을 주고서 이를 활용해 제시문을 평가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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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아몬드 원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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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방울 다이아몬드 |
즉 이 사진들을 어떻게 해석하는지에 따라 제시문에 대한 평가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는 문제였다.
필자는 이 문제를 학생들에게 가르칠 때, 문제의 해설 자체보다도 제시문을 한쪽 면으로만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예컨대 이 두 장의 다이아몬드 사진을 ‘가공하면 가치가 높아진다’는 의미로 이해한다면, 인위적인 가공을 비판하는 문제의 제시문은 ‘가공’이 오히려 아름다움을 더 돋보이게 할 수 높일 수 있음을 간과했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제시문의 주장에 그처럼 부정적 측면만 있을까? 혹시 긍정적인 함의는 없을까?
예를들어 가공된 물방울 다이아몬드의 가치가 높은 건 다이아몬드가 본래 지니고 있는 투명한 성질을 잘 살렸기 때문이라고 해석해 보자. 그러면 자연적 본성을 중시하는 문제의 제시문은 인간에 의한 무분별한 자연의 오남용에 경종을 울리는 의미가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세상이란 이처럼 이런 면도 있고 저런 면도 있게 마련. ‘의도적으로’ 이러한 다면성을 살피고자 애쓸 때 제시문 너머 세상의 의미까지도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 온 나라가 메르스로 뒤숭숭하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가 접하는 정보를 바탕으로 정부를 비판하고 병원을 질책한다. 물론 그들이 다 잘했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부는 과연 무능만 했고 병원은 돈을 밝히기만 했을까? ‘쉬운 결론’을 내리기 전에 좀 더 다양한 면을 숙고할 줄 알아야 제대로 된 해결책도 모색할 수 있을 터, 그러한 다면적 사고의 태도를, 논술을 통해 학생들도 배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논술강사 김정환
現 로고스 연고대, 명문대 논술구술 강사
-경력
前 아발론학원 전국모의고사 출제 및 해설위원
前 대치 청운학원 논술 전문강사
前 기룬학원 논술 전임강사
※성남FM방송 "논술특강"출연
-학력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동 대학원 졸업(국제정치학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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