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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환 (로고스 논술구술학원) |
논술에서 도표와 제시문은 둘 다 출제자가 답안을 쓸 때 활용하라고 준 ‘재료’라는 점에서 본질이 같다고 말한 바 있다.
그렇다면 도표와 제시문의 차이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차이는 제시문과는 달리 도표는 순수하게 ‘사실(fact)’만 담고 있다는 점이다.
제시문은 그 자체가 어떤 주장을 제기하기도 하고, 다른 이의 견해를 반박할 수도 있다.
하지만 도표는 스스로 어떤 말을 하지는 않는다. 그저 ‘사실’만을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여기서 같은 도표를 놓고도 사람마다 다른 얘기를 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하지만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해서 도표를 아무렇게나 읽어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도표는 더욱 정밀하고 정확하게 읽어야 한다.
그래야 자신이 하려는 말에 대한 강력한 지지 근거로 도표를 활용하거나, 상대방의 잘못된 도표의 활용을 반박할 수 있다.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도표는 꽤 생소한 세계이다.
이러한 어색함은 대부분 도표를 접해 본 물리적인 기회 자체가 많기 않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도표를 잘못 읽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특히 학생들은 다음의 두 가지에서 실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항상 주의한다면 적어도 도표에 대한 큰 오해는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첫째, 도표의 단위에 주목해야 한다. 제목이 정보의 ‘주인공’을 말해 준다면 단위는 그 ‘스케일’ 또는 ‘속성’을 보여준다. 똑같이 100이라 쓰여 있다 해도 단위가 ‘명’인 경우와 ‘천 명’인 경우는 그 스케일이 완전히 다르다.
이럴 때 예컨대 30만 명을 300명으로 잘못 읽어버리면 ‘갑국의 2015년 신생아 수는 300명’이라는 식으로, 공들여 만든 자료를 아주 우스꽝스럽게 읽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둘째, 자료의 ‘속성’과 관련하여, 도표의 자료들이 상대적인 크기를 보여주는지 절대적인 크기를 보여주는 것인지에 유의해야 한다.
특히 상대적 비율을 나타내는 수치를 가지고 절대적인 대소 비교를 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보자. 우리나라의 상장 주식시장 규모를 나타내는 코스피 지수는 1980년 1월 4일을 100으로 놓고 작성한 수치이다.
예컨대 코스피 지수가 2,100이라면 오늘 현재 주식시장의 규모가 1980년 1월 4일의 21배가 되는 셈이다. 비슷하게 일본에서 쓰이는 것이 닛케이 지수인데, 일본의 닛케이 지수가 20,000포인트라 해서 한국보다 열 배 정도의 규모라고 해서는 곤란하다.
두 지수는 애초에 기준이 되는 값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이처럼 상대적인 크기를 보이는 수치를 가지고 절대적인 크기비교를 하는 식의 실수를 하면 곤란하다.
이러한 두 가지에 유의하면서, 평소에 도표를 만났을 때 마치 하나의 ‘퀴즈’를 풀 듯 의미를 찬찬히 뜯어보는 연습을 하길 권한다.
사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 보면 도표는 우리의 일상 여기저기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교과서는 물론, 신문이나 인터넷 자료에도 도표는 항상 등장한다.
앞서 말했듯 도표는 그 자체가 ‘사실’만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어떤 주장에 있어 강력한 ‘근거’가 되는 힘을 지니는데, 그러다보니 도표를 교묘하게 끌어들여 혹세무민하는 경우도 많다.
정확한 도표의 이해는 단지 논술을 잘 한다는 측면을 넘어서, 특정한 사실을 자신의 근거로 적절하게 활용하거나 상대방의 교묘한 언술에 속지 않기 위해서라도 평소에 익혀 둘 필요가 있는 것이다.
논술강사 김정환
現 로고스 연고대, 명문대 논술구술 강사
-경력
前 아발론학원 전국모의고사 출제 및 해설위원
前 대치 청운학원 논술 전문강사
前 기룬학원 논술 전임강사
※성남FM방송 "논술특강"출연
-학력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동 대학원 졸업(국제정치학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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